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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소비자는 AI를 어디까지 신뢰하고 있을까요?

한국은 AI를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하고 있으나, 자율적 의사결정으로의 확장을 위해서는 설계 단계부터 신뢰 요소를 내재화하는 접근이 요구됩니다.


In brief
  • 한국에서는 AI가 특정 기술을 넘어 일상 속 보조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편의성과 개인화를 중심으로 사용 겸험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 반면 의료·금융 등 책임이 수반되는 영역에서는 AI에 의사결정을 위임하는 데 신중한 태도를 보이며, 자율형 AI에 대한 신뢰는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공지능(AI)이라는 용어가 1950년대 처음 등장한 이래 AI는 오랜 기간 전문가들의 연구 영역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이후 약 60여 년이 흐른 2016년, 이세돌 9단과 구글 알파고의 대국은 AI와 사람의 대결로 세간의 큰 주목을 받았으며, 대중이 AI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 후 2022년 말 ChatGPT의 등장(“Chat GPT moment”)을 기점으로 기업과 일반 소비자 모두 업무 및 일상에서 AI 활용을 빠르게 확대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렇듯 여러 상징적인 전환점을 거치며 AI는 이제 범용기술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최근 전 세계 AI 사용자의 비율과 활용 현황 및 기대 수준을 분석한 결과, 업무 및 생활 전반에서 AI가 높은 수준으로, 그리고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음이 확인되었습니다. 단, AI에게 의사결정을 전적으로 맡기는 자율형 AI(Autonomous AI)는 확산 추세이나 아직 적극적으로 도입되는 단계에 이르지는 못하였으며, 신뢰 및 거버넌스 이슈가 향후 AI의 설계 및 관리 과정에서 중요한 과제로 작용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EY는 이 같은 조사 결과를 담은 ‘2026년 EY AI 인식 및 활용 수준 조사(EY AI Sentiment Study 2026)’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본 조사는 올해 초 EY의 컨설팅∙혁신 조직 EY Studio+가 주관하여 23개국 18,000여 명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로, 한국에서는 1,000여 명이 참여했습니다. 이번 조사는 각국의 AI 사용 행태와 향후 도입 확대가 기대되는 분야, 그리고 AI에 대한 인식을 파악하기 위한 문항들로 구성되었습니다.

또한 AI 사용자 수, 자율형 AI 사용자 수, 그리고 AI에 대한 인식 등 세 가지 기준을 바탕으로 참여국을 선도 시장(Pioneer Markets), 전환 시장(Transitional Markets), 후발 시장(Lagging Markets)으로 구분하였습니다. 그 결과 한국, 중국, 인도를 비롯한 8개국이 선도 시장으로 분류되었으며, 미국과 싱가포르를 포함한 7개국은 전환 시장, 영국·일본·호주 등은 후발 시장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보고서를 통해 분석한 한국 AI 시장에 대한 인사이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1. 한국에서는 이미 AI가 일상에서 자리잡고 있습니다.

한국인들의 일상 전반에서 AI가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최근 6개월 내 AI를 사용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한국 소비자들의 비율은 86%로 조사 대상국 평균을 상회했습니다. 반면 자율형 AI를 사용한 응답자의 비율은 16%로 선도 시장 그룹 평균(24%)보다는 낮고 글로벌 평균과는 유사한 수준을 보였습니다. 이는 한국이 선도 시장임에도 불구하고 자율형 AI 활용에서는 여전히 보수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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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최근 6개월 동안의 AI 관련 교육∙학습 경험 여부를 묻는 문항에서 ‘전혀 받은 적이 없다’고 응답한 비율은 한국이 64%로 글로벌 평균(50%)을 크게 웃돌았습니다. 이러한 결과는 한국에서 AI가 별도의 학습이 필요한 새로운 기술이라기보다 검색이나 메신저 등의 일상 도구로 빠르게 인식되고 있음을 나타냅니다. 동시에 한국 소비자들이 AI의 작동 원리나 한계에 대해 이해를 충분히 하지 못하고 있을 가능성도 내포합니다. 그 결과, AI를 보조적 도구로 활용하는 데에는 개방적인 태도를 보이면서도 의사결정까지 위임하는 자율형 AI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는 이중적인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2. 한국 소비자들은 주로 AI를 생활 편의 증진 용도로 활용하며, 특히 AI 기반의 맞춤형 추천 기능에 관심이 높습니다.

이번 조사에서는 AI 활용 영역을 고객경험, 건강∙의료, 재무∙금융, 에너지∙모빌리티, 테크∙엔터테인먼트, 정부 서비스 등 6개 항목으로 분류했습니다. 이 중 한국에서 활용도가 높게 나타난 분야는 테크∙엔터테인먼트(71%) 및 고객경험(72%)이었습니다. 전자의 경우 한국이 글로벌 평균 대비 유일하게 활용률이 높은 영역으로, 특히 ‘사용자 맞춤 콘텐츠 추천’ 용도로 AI를 활용했다는 응답자 비율이 41%을 기록하며 글로벌 평균을 10%p 이상 상회했습니다. 이는 한국 소비자들이 AI 기반의 추천 기능을 기본적인 사용자 경험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주며 OTT, 플랫폼, 스트리밍 중심의 디지털 콘텐츠 문화와도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고객경험 영역에서도 한국은 높은 AI 활용률을 보였습니다. 한국 소비자들은 ‘온라인 쇼핑 시 상품∙브랜드 추천·비교’ 목적으로 AI를 적극 활용하고 있으며, 향후 AI가 기여할 수 있는 영역으로는 ‘도난 방지를 위한 매장 내 카메라 센서 설치(84%)’에 이어 ‘개인 데이터 기반의 맞춤형 상품·서비스 추천(79%)’을 높은 비율로 언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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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외에도 ‘일상 건강관리(건강∙의료)’ 및 ‘여행 계획∙일정 수립(에너지∙모빌리티)’ 분야에서 비교적 높은 AI 활용률이 나타났으며, 향후 확대가 기대되는 영역으로는 ‘진료 자동 예약’과 ‘개인화된 금융 자문 제공’등이 선택되었습니다. 이는 한국 소비자들이 AI를 활용하는 주요 목적이 복잡한 문제 해결보다는 즉각적인 효용을 체감할 수 있는 생활 편의성과 개인화 서비스 강화임을 시사합니다. 다만 ‘맞춤형 오퍼나 프로모션 수신’ 용도로 AI를 활용한다는 한국 소비자들의 비율은 15%로 글로벌 평균(22%)을 하회하여, AI 기반 개인화 서비스에 대한 기대는 높지만 마케팅 목적의 활용은 상대적으로 경계하고 있음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3. 한국은 선도 시장 국가이지만 AI를 과도하게 신뢰하지 않는 경향을 보입니다.

한국은 선도 시장에 해당하지만 AI활용 면에서 같은 그룹에 포함된 8개국 가운데 비교적 보수적인 특징을 나타냅니다. 선도 시장의 소비자들은 AI를 직접 활용해본 경험 및 교육·학습 경험을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들은 개인화 서비스 제공 목적의 데이터 공유에 대해서도 상대적으로 높은 수용도를 보입니다. 이러한 특성은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AI 사용 경험을 형성하는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그러나 한국은 동일한 선도 시장 내에서도 AI에 대한 수용도가 낮은 편입니다. 인도의 경우, 일상에서 AI의 존재에 대해 느끼는 심적 편안함을 묻는 문항에 대해 48%가 ‘매우 편안하다(Extremely comfortable)’고 응답하였습니다. 반면 이에 동의하는 한국 소비자들의 비율은 16%로 글로벌 평균과 유사한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또한 AI가 생활에 미치는 영향 수준에 대해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Extremely positive impact)’고 평가한 한국 응답자의 비율은 18%로, 같은 선도 시장에 속한 인도(44%)와 중국(28%)에 비해 낮았습니다. 이는 한국 소비자들이 AI를 일상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으면서도 AI의 존재와 영향력에 대해서는 유보적 입장을 취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즉, AI 활용 경험은 충분하지만 전면적 신뢰로 이어지기에는 여전히 심리적 장벽이 존재하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한편, 위의 두 문항에서 ‘매우 편안하다’ 및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를 선택한 한국 소비자의 비율은 낮은 반면, ‘다소 편안하다’ 및 ‘다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응답한 비율은 타 선도 시장 국가들에 비해 높았습니다.마찬가지로 향후 AI의 잠재적 기여도를 묻는 문항에서도 ‘매우 유용하다’ 보다 ‘다소 유용하다’는 응답이 높은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종합하면, 한국은 대체로 AI를 긍정적으로 인식하지만 기대 수준이 과도하게 높다기보다는 비교적 절제된 시장으로 분석할 수 있습니다.

 

4. 한국은 AI를 보조적 수단으로 활용하는 데에는 개방적이나 민감 정보 공유나 권한의 완전한 위임에는 신중합니다.

한국 사용자들은 의사결정이 가능한 자율형 AI 도입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을 나타냅니다. 조사 결과, 상대적으로 활용도가 낮았던 분야는 건강∙의료(60%), 정부 서비스(57%), 재무∙금융(55%)으로 모두 개인 정보 보호 및 책임 문제가 수반되는 영역이었습니다.

자세히 살펴보면, ‘병원에서 진료를 보지 않고 의료정보를 먼저 확인’하거나 ‘AI에게 증상 설명 후 진단 요청’ 영역에서 한국은 선도 시장임에도 불구하고 AI 활용 수준이 모두 글로벌 평균을 하회했습니다. 이는 한국 소비자들이 의료 분야에서 AI를 활용할 때 위험 회피적인 경향이 있으며, AI의 역할이 의료적 판단보다는 생활 관리 수준에 국한되어 있다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정부 서비스 영역에서도 유사한 양상이 나타났는데, ‘정보 검색이나 담당 기관 확인’을 제외하면 ‘지역 현안에 대한 문제 제기’와 ‘연금 수급액 산출’ 등의 항목에서는 선도 시장 및 글로벌 평균 대비 낮은 활용 수준을 보였습니다. AI의 잠재적 기여도를 묻는 문항에서도 ‘정책∙법률 방향에 대한 제언’에 대한 기대 수준은 가장 낮았습니다. 이를 통해 한국은 정부 서비스 영역에서 정보 탐색에 한정하여 AI를 사용하며, 정책적 의사결정 등 책임이 요구되는 영역에서는 AI의 개입에 선을 긋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재무∙금융 역시 비슷한 흐름을 보입니다, AI 기반 금융상품 추천을 받아봤다는 한국 응답자의 비율은 26%로 글로벌 평균(21%)을 상회하였지만, ‘가계 예산 관리’와 사람의 개입없이 은행 거래를 AI에게 위임하는 ‘재정관리’ 항목에서는 한국의 활용도가 글로벌∙ 선도 시장 평균보다 낮았습니다. 이는 금융 영역에서 AI 활용은 수용하지만 권한을 전격 위임하는 방식에는 상대적으로 신중한 한국 소비자들의 태도를 엿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결과는 한국에서 상대적으로 AI 관련 보안 우려가 크고 신뢰도가 높지 않다는 특징과도 무관하지 않습니다. 한국은 인터넷 검색 기록 및 생체 인식 데이터 등 개인 정보를 공유하는 것에 대해 심적으로 편하게 느끼는 응답자의 비율이 선도 시장 평균 대비 낮아 데이터 공유 전반에 보다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더욱이 정부와 기업이 AI에 활용되는 개인 정보를 충분히 보호한다고 인식하는 응답 비율 역시 한국이 선도 시장과 글로벌 평균을 하회했습니다. 즉, 한국 소비자들은 전반적으로 정부∙기업의 보안 유지 및 정보 유출 대응 역량을 높게 신뢰하지 않는다고 유추할 수 있습니다.

 

다음은 기업들이 향후 검토할 수 있는 핵심 전략입니다.

 

1. 기업은 AI 도입을 통해 제품과 서비스의 완성도를 높이고, 특히 개인화와 추천 기능을 중심으로 고객 가치를 강화해야 합니다.

한국은 공통적으로 AI를 통해 제품 및 서비스가 질적으로  향상될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기업이 제품이나 서비스에 AI를 도입할 때 기대되는 이점을 묻는 문항에서 한국은 ‘제품∙서비스의 성능 향상 및 안정성 강화(52%),’ 및 ‘개인화된 경험 혹은 제품 서비스 추천 확대(47%)’ 순으로 글로벌 대비 높게 나타났습니다. 이는 한국 소비자의 상당수가 상품, 브랜드, 콘텐츠를 추천받는 용도로 AI를 활용하는 것과 일맥상통합니다.

이에 기업들이 AI를 활용할 때 제품 및 서비스의 완성도를 실질적으로 높이는 데 중점을 둘 필요가 있습니다. 단순 자동화나 기능 추가보다 AI를 통해 서비스 품질의 일관성과 사용자 경험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이번 조사 결과에서 한국 소비자들이 AI의 가치를 추천 및 개인화 경험을 통해 체감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기업은 과거의 추천 방식이나 콘텐츠 큐레이션에 머물러서는 안되며, 상품 데이터와 고객 데이터를 AI가 이해하기 용이한 형태로 구성하여 맞물리게 함으로써 고객의 이용 패턴을 정교하게 반영할 수 있어야 합니다.

 

2. 시스템 설계, 거버넌스, 의사결정에 대한 책임을 부여하여 신뢰를 구축해야 합니다.

AI의 신뢰도를 묻는 문항에서 한국 응답자의 76%가 ‘AI가 정확해도 사람의 관리·감독은 필요하다’는 데 동의하였습니다. 이는 글로벌 평균(70%)을 상회하며, 한국은 아직 자율형 AI의 도입에 적극적이지 않음을 시사합니다. 더욱이 AI가 내리는 의사결정이나 행동의 책임 주체를 묻는 문항에서 한국 소비자의 34%가 AI를 설계∙개발한 기업을 1차 책임자로 간주하였으며, 이어서 정부 기관(23%), 사용자 개인(21%) 순으로 책임 주체를 선택하였습니다. AI를 도입한 조직에는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9%)의 책임을 부여했습니다. 이는 설계 단계에서부터 신뢰할 만한 데이터가 반영되고 명확한 기준이 내재되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따라서 기업들은 AI 시스템 전반에서 책임 주체와 의사결정 구조를 명확히 정의하고, 사람의 관리·감독이 전제되는 거버넌스를 설계해야 합니다. 특히 이를 통해 이용자에게 예측 가능성과 안정감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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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자율형 AI를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전략을 채택해야 합니다.

한국 소비자들은 AI를 보조적 도구로 활용하는 데에는 비교적 개방적이지만, 의사결정을 전적으로 맡기는 자율형 AI에 대해서는 아직 조심스러운 입장입니다. 이는 AI의 의사결정 과정에 대한 통제와 책임 소재를 중요하게 인식하는 경향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됩니다. 따라서 기업은 AI에게 모든 판단을 맡기기보다는 AI가 분석·추천 업무를 수행하되, 최종 판단이나 핵심 단계에는 사람이 개입하는 구조(“Human-in-the-loop”)를 기반으로 활용 범위를 넓혀가는 전략이 적합할 수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정보 탐색, 추천, 예측 등 위험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은 영역에서부터 AI 적용을 확대하고 점차 의사결정 보조, 사람과 AI의 공동 판단 등으로 범위를 넓혀가는 단계적 접근법이 효과적일 것입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AI가 수행하는 역할의 범위와 사람이 최종 판단을 담당하는 지점을 명확히 구분함으로써, 사용자는 AI를 통제 가능한 도구로 인식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사람 중심의 자율화 전략은 AI에 대한 신뢰를 축적하는 동시에 향후 자율형 AI로의 전환을 뒷받침하는 기반이 됩니다.


요약

  • 한국은 AI를 일상과 업무 전반에서 활용하고 있지만 책임과 통제가 요구되는 영역에서는 신뢰 형성에 신중한 태도를 보입니다. 이러한 인식은 기업이 AI를 전면적으로 위임하기 보다, 사람의 역할을 전제로 신뢰를 쌓아가며 단계적으로 활용 범위를 넓혀갈 필요가 있음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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